돼지고기 수육 야들야들하게 삶는 법


돼지고기 수육이 주식인 사람입니다. 수육 +채소 조합으로 먹으면 맛있는데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은 찌기가 어려운 조합입니다. 저는 주로 뒷다리로 하는데 뒷다리는 수요가 적어 저렴하고 또 언제든 국산 신선육을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수육 이때까지 오만걸로 다 삶아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제일 중요한건 온도와 시간입니다. 돼지수육은 고기만 괜찮으면 맹물에 삶아도 맛이 없을수가 없습니다. 단 냄비에서 끓일때, 밥솥에 찔때, 수비드 기계를 쓸때 질감이 굉장히 다른데 일단 팔팔 끓이면 퍽퍽해집니다. 수비드 58도로 고기양에 따라 세시간 이상하면 미친 식감이 완성됩니다. 이 방식으로 하면 삼겹살 목살 앞다리살 필요 없습니다. 뒷다리 써도 맛있어요.


같이 삶는 재료는 결국 세부류 입니다. 당, 염분, 향신료. 양파, 파, 마늘이 자주 사용되는데 이들은 당+약한 향신료 입니다. 양파/파는 많이 넣어도, 껍질이나 뿌리를 써도 맛차이를 구분할 슨 없습니다. 마늘은 얼마를 때려넣느냐에 따라 맛이 바뀝니다. 많이 넣으면 실제로 알싸한 맛이 입혀질 수 있습니다.


콜라 맥주 막걸리 이런 계열은 결국 당입니다. 당은 냄새를 잡는 것도 있지만 위에 언급했듯 신선육으로 하면 애당초 맹물에 해도 냄새가 별로 없습니다. 당의 중요한 역할은 수육을 촉촉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원리는 잘 모르지만 수육에 설탕물에 삶든 콜라, 맥주, 막걸리에 삶든 이들간에 맛차이보다는 맹물에 삶았을 때 비해 확실히 촉촉합니다. 전 알코올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입니다. 김 다 빠진 맥주로 삶으나 방금 딴 맥주로 삶으나 맛차이 구별할 수 없습니다. 소주 좀 넣고 삶은것은 맹물과 거의 비슷한데 설탕물로 삶으면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알콜이나 탄산이 아니라 당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향을 입히는 것은 향신료 입니다. 후추, 월계수잎, 팔각, 바질, 오레가노, 레몬그라스 등등 많은데  이들은 소량만 넣어도 수육맛이 아예 바뀌니까 주의 해야합니다. 전 많은걸 시도해본 결과 약간 중국풍(오향장육feel)을 원할때 팔각을 넣고, 좀 서양식의 풍미를 원할 때는 오레가노가 가장 좋은 것같습니다. 오레가노는 피자소스에 많이 쓰는 그 향신료입니다. 같이 먹을 부재료에 따라 선택하면 좋습니다. 청경채같은 야채 데쳐먹을때는 팔각,  샐러드와 먹을 때는 오레가노, 김치랑 먹을때는 솔직히 필요 없습니다. 김치 자체가 강하기 때문에 고기에 특별한 향을 입히는게 오히려 안맞더군요. 맹물에 해도 충분하고 당을 조금 더해주면 더 촉촉해지고요. 그러나 당을 더하는 것은 수비드로 하는 것과 넘사벽의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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